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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focus.kr >> 유럽 > 스페인

스페인... 역사의 도시 카디스

카디스는 거의 바다로 둘러싸인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이다. 기원전 11세기에 페니키아인이 건설하였고 그 후 로마의 지배를 받았다. 4세기에는 서고트에 이어 8세기에는 바다를 따라 들어온 이슬람, 그리고 알폰소 10세 지배하의 카톨릭문화로 이 도시를 지배하게 되면서 신세계와의 무역으로 큰 번영을 누린 곳이다.  

이 긴긴 역사를 바다가 감싸안으면서 발전해온 항구 도시로 지중해가 아닌 대서양의 바다가 흐르는 이곳은 스페인 옆구리에 살짝 튀어나온 반도이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심해 바다의 숨소리가 거칠게 들리기도 하고 항구를 지나면 잔잔한 해변에서 수영하기 좋게 잔잔한 파도가 친다.  

전체적으로 도시는 뜨거운 햇살을 반사해 내는 흰벽들로 이루어진 건물, 건물에 운율을 주는 격자무늬 창과 바다의 초록빛 조화를 더욱 예쁘게 단장해주는 종려나무 가로수들이 휴양지 도시를 아름답게 수놓아져 있다.

스페인의 자랑인 음악가와 미술가를 만나는 장소들

번창을 이루었던 도시답게 스페인에서도 화려함과 웅장함으로 손꼽히는 대성당이 있다. 황금빛 지붕이 돋보이는 성당은 바로크 양식과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어졌고 내부의 아름다움은 압도적이다. 지하에 알베니스, 그라나도스와 함께 스페인을 대표하는 20세기 작곡가겸 피아노 연주인 마뉴엘 데파야가 잠들어 있어 성당의 더 빛나게 한다. 그는 카디스 출신으로 발레모음곡 '삼각 모자'와 '사랑의 마술사', '스페인 정서의 밤' 등으로 친숙하다. 스페인의 정서가 듬뿍 담겨있는 그의 작품은 유혹적이면서 열정적인 자유로움을 느낄수 있는 음악으로 색채감이 뛰어나다. 그의 음악 안에는 서구, 아랍, 짚시 등 이 도시의 역사적처럼 그런 모든 것이 녹아져 있다. 그러면서 우아하다. 밤의 잔잔한 파도가 흐르는 아름다운 밤의 정원을 연상시키는 삼각모자 중 '물방앗간의 춤'을 자주 들었던 나는 이곳에서 그가 잠들어 있다하니 안달루시아의 역사와 카디스만의 깊은 역사와 함께 융해되면서 그의 음악세계가 한층 가까와 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카디스 박물관도 이 도시의 화려한 역사를 모두 담고 있어 안달루시아 고고학, 미술. 민속학으로 나누어져 안달루시아 최대의 예술품을 관람할 수 있다. 어느 부분이나 소장품이 풍부하지만 페니키아인의 석관을 볼 수 있는 귀한 기회이고 특히 미술 부분에서 수르바란(1598-1664)의 그림을 직접 볼 수 있다. 수르바란은 펠리페 4세의 궁정화가로 성직자나 성자를 많이 그렸다. 짙은 명암의 대비로 그려진 그의 작품 앞에서 발길을 멈출 만큼 작품들이 강한 개성을 이루고 있어 그의 작품이라는 것을 어디서든 쉽게 느낄 수 있다.

그는 이탈리아의 카라바조의 영향을 받아서 명암의 강한 대비를 이루고 있는 작품 세계로 스페인의 카라바조라고 불렸다. 명암의 강한 대비는 정신과 육체의 싸움으로 정신의 승리를 나타난다.  

박물관을 나와 해변 가로로수 길을 따라 걸으면 바다의 미풍이 부드럽게 감싸안아 준다.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다보고 천천히 걸어 헤노베스 공원으로 걸어가니 드넓게 펼쳐진 대서양과 조우하게 된다.

거친 역사 속의 자취들이 파도에 휩쓸린다

바다는 그곳에 시퍼렇게 출렁거린다. 마뉴엘 데파야의 스페인 무곡 제 1번 '험난한 인생을 헤치며'의 음악이 들리는 듯하다. 험난하면서 허무한 인생을 힘차게 헤쳐나간 대서양의 뱃사람들이 신세계를 찾아 헤매이는 긴장감이 넘쳐난다. 그들이 발견한 것은 무엇이었나? 결국은 황금이라는 것으로 얼마나 많은 원주민들을 학살했고 지금도 착취하고 있다. 시대가 요구했던 새로운 세계로의 진출이었지만 그들이 지나간 발자취들이 남긴 상처들로 망가지고 황폐해진 아메리카 땅의 원주민들의 원망과 눈물이 보인다. 영화 '미션'에서처럼 종교를 앞세우고 그들의 야욕으로 채어진 슬픈 역사가 대서양에 흘러간다.

내게 스페인은 이렇게 아름다운 나라이면서 역사 때문에 이중적으로 온다. 그들이 짓밟고 지나가고 지금도 여전히 괴로움 속에서 자신의 땅을 자신의 땅이라 못하고 살아야 하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눈에 밟히기에 이곳에서 나는 자유로운 여행객이 되지 못한다.
파도가 밀려와 부딪힐 때마다 내 안의 파도가 같이 흔들린다. 박자에 맞추듯이 흔들리는 파도는 내 마음의 여정들이 그려내는 음악처럼 쉬지않고 부서지는 조각조각지는 틈서리 사이의 어둠의 역사일 것이다.

혼란한 마음으로 대서양을 따라 일어나 걸으니 16세기에 세워진 성채 산타 카탈리나 성의 성벽이 남아있다. 그리고 천천히 걸어 내려와 18세기에 지어진 오라토리오 데 산 펠리페네 교회에 들렸다. 무리요가 그린 성모상으로 유명한 이 성당은 스페인 최초의 입헌 군주제를 위해 이 교회에서 지방정부가 결성된 1812년 이후로 자유주의 상징이 된 곳이다.
이렇게 도시를 돌고 다시 시내로 들어와 모든 사심을 잊게 하는 풍광이 펼쳐진다. 황금빛 대성당의 둥근 지붕과 하얀 건물에 석양 노을이 모든 슬픔을 감싸안듯이 잔잔하니 물들어가는 모습에 황홀감으로 펼쳐진다. 종일 분주하게 움직였던 마음을 가라앉혀 주는 노을은 스페인 여행 중 언제 만나도 따뜻하니 위로가 되어 행복하다.

그리고 바다가 보이는 식당에 앉아 싱싱한 해산물 요리를 먹고 한잔의 셰리주로 대서양의 바다에서 느낀 인간의 잔혹함을 달래본다. 대서양 푸른 바다에서 흘린 소금기밴 눈물을 말리며 기분도 바꾸어 본다.

마지막으로 항구로 걸어간다. 도착하면 떠나야 하듯이 파도가 잠시 밀려왔다 다시 떠나듯 그렇게 역사의 현장 카디스를 떠난다. 뒤를 돌아다 보니 이국적인 해양 항구 도시로 아름답고 평화롭다.

입력 : 2007-02-19, 09:35 (GMT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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