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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focus.kr >> 유럽 > 스페인

스페인.. 그라나다(2)

“그라나다에서 맹인이 되는 것보다 더 잔인한 인생이 또 있을까요.”

스페인 시인 프란시스코 데 이카자 시인이 그의 시 속에서 이렇게 읊었다. 그의 말에 100프로 동감할 수 밖에는 그라나다는 화려한 이슬람문화와 고딕과 르네상스양식이 혼합되어 있는 카톨릭 문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지중해와 가까운 이곳은 햇살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햇살이 부드러우면서 환한 빛으로 도시를 흐른다. 알함브라 궁전에 얽힌 역사 이야기처럼 모든것이 햇살을 따라 흐트러져 있다.

골목 안 짚시는 유랑민의 마차를 타고 이곳에 막 도착한 듯 지친 얼굴들이다. 그러나 밤에는 그들은 지친 유랑자가 아닌 이곳의 주인으로 활기차게 손님을 맞이한다.

신비의 품으로 돌아가게 하는 언덕

시인이 아닌 나는 그라나다를 신비로운 언덕 위의 도시라고 말하고 싶다. 먼저 사비카 언덕은 알함브라 궁전이 있는 곳으로 시내와 주변의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알바이신 언덕은 그라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지구로 이슬람교도의 마지막 도피처로서 거미줄 같이 이어진 골목길이 이국적이다. 그 골목 위 산니콜라스 교회 앞 광장에서 알함브라 궁전을 볼 수 있다. 가장 극적으로 아름다운 곳으로 담홍색의 알함브라 궁전이 해지는 노을에 서서히 물들다 달 빛에 잠길 때면   모든 것은 마법의 주문에 빠져든다. 궁전은 두둥실 떠오른 또 하나의 달과 마주보는 행성이 된다.  

사크로몬테 언덕은 짚시들이 사는 동굴이 있는 곳으로 곳곳의 동굴 속 주점들은 관광객들이 플랑멩고를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카르멘처럼 유혹적으로 리듬에 맞추어서 검은 머리를 휘달리며 춤을 추는 짚시들을 만날 수 있다. 약 600년전에 스페인에 정착한 그들은 이 언덕 안 동굴 속에서 생활을 시작했다. 그들의 열정적 기질은 아랍문화와 융화하면서 거듭된 변신 끝에 플랑멩고 춤을 만들어냈다.

마지막으로 시에라 네바다 산맥(눈으로 뒤덮인산맥)에는 빙하도 남아있다는 말을 증명하듯 한조각 구름조각이 걸린것 같은 설봉 또한 햇살에 반사되어 눈부시다.

걷자, 가볼만한 곳이 너무 많다.

16세기의 까르투하 수도원은 내부가 바로크 양식으로 그리스도판 알함브라 궁전으로 불리울 정도로 화려하다. 스페인 바로크 미술 특유의 양식으로 복잡하다. 하얀 석회로 된 천장과 벽면의 섬세한 무늬와 그로테스크한 조각상들로 장식되어 정신이 어지러우면서 현기증이 난다. 이것은 개인적으로 지나치게 화려하면 멀미를 느끼는 증상이 있는 내 성질때문이다.

대사원은 1523년에 시작하여 1703년에 완성됐다. 처음에는 고딕 양식의 설계로 건축이 진행되었으나, 완성시에 르네상스 양식으로 마무리 되었다. 주예배당은 스페인에서 가장 화려하며 웅대한 건축물로 손꼽히는 곳이다. 특히 14개의 아름다운 스테인드 글라스에는 신약성서를 주제로 호화롭다.

대사원 오른쪽에 있는 왕실예배당은 이슬람 교도들을 몰아내고 카톨릭 문화를 시작한 페르난도 공과 이사벨 여왕의 묘가 지하에 보존되어 있다. 건축양식은 르네상스식과 고딕을 절충한 것으로 화려한 장식을 한 황금색 울타리 안에 왕의 묘소이 있다.   그리고 그들의 딸인 후아나와 남편 펠리페의 묘소도 있다.

이름난 명소들을 둘러보다 우연찮게 부딪친 로르까 박물관 앞에 섰을 때 내 심장은 쿵쿵 울렸다. 이곳에서 그를 만나다니 행운의 여신의 미소가 보이는 듯 했다. 장님이 아니라 두 눈을 가지고 알함브라 궁전을 볼 수 있고 그라나다의 골목길을 걷는 것으로도 넘치는 행복으로 떨렸는데 로르까의 생가를 볼 수 있다니 이 얼마나 행운인가!

38살에 암살 당한 로르까의 요람

대학교 때 교수님이 로르까를 모르면 스페인 문학을 모르는 것이라고   강조의 말을 듣고 읽었던 그의 시집과 산문집이 눈에 아른거린다. 스페인 내란 중그라나다에서 프랑코파에 의해 암살당한 페대리코 가르시아 로르까는 그라나다 근처의 푸엔테바케로 태어났고 11살 때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고 한다.

그는 안달루시아 지방의 자연과 신비함을 체험하고 자라 고뇌하며 스페인 전통 안에서 예술을 발견했다. '피의 혼례'로 가장 많이 알려진 그는 시집과 희곡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본능의 자유와 개인의 자유의지를 추구했던 그의 작품은 프랑코 정권의 걸림돌이었고 그가 죽은 18년 동안 그에 관한 논의를 완벽하게 금지했다. 그만큼 스페인 사회와 국민에게 많은 영향을 남긴 것이다. 자유를 사랑한 로르까는 지금도 이곳 스페인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의 독자들이 그의 작품을 아끼고 사랑하고 있다.

생가 안에는 로르카가 즐겨 연주했던 피아노와 가구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그리고 전시실에는 그의 주옥같은 작품들이 상연되었던 로르카의 희곡 포스터들이 사면의 벽을 감싸고 있다.

천천히 그의 흔적이 남겨진 방을 걸으면서 이제 그라나다에 알함브라 궁전, 짚시와 플랑멩고 외에도 로르까를 추억의 한페이지에 더 추가시켰다.

입력 : 2007-02-03, 17:19 (GMT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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