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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focus.kr >> 유럽 > 파리

고흐의 묘지는 칠월에... 오베르 쉬 우와즈

"될 수 있으면 많이 감탄해라!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감탄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산책을 자주 하고 자연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예술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이다. 화가는 자연을 이해하고 사랑하여 평범한 사람들이 자연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가르쳐 주는 사람이다. 화가들 중에는 좋지 않은 일은 결코 하지 않고, 나쁜 일은 결코 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평범한 사람들 중에도 좋은 일만 하는 사람이 있듯."

고흐는 이렇듯 자연을 사랑했다

고흐, 그는 나의 심장을 파닥거리게 한다. 그의 그림 앞에 서면 심장이 두드망질 치면서 깊은 심연으로 빠지게 한다. 오르세 미술관에서 그의 그림을 바라보다 제일 가까운 의자에 주저 앉는다. 내일은 그의 무덤에 가리라. 빈 손으로 가리라. 나의 빈 손을 그는 따뜻하게 잡아주리라.

그래서 이른 아침에 고흐 생애 마지막 7개월을 살았던 오베르 쉬르 우와즈로 향했다. 이곳에서 가쎄 의사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그림을 그리려고 안착한 마지막 장소이다. 아주 조그맣고 아담한 마을은 그저 평범하다. 하지만 아주 특별하다. 고흐가 마지막으로 살았던 곳이자 고흐와 테오의 무덤이 있기에 그곳은 끊임없이 사람들이 찾아온다.

살아있었을 때 그는 그림 한 점을 팔았다. 사후 그의 그림은 최고의 명작으로 꼽힌다. 어디든 그의 복제화가 있다. 그의 해바라기는 지금도 생생한 노란 빛으로 살아있다. 그가 동생 테오에게 남긴 편지 668통은 지금도 예술인들에게 살아서 숨쉰다. 우리는 그 편지를 통해서 고흐를 이해하고 느낄 수 있다. 그림을 통한 그 강렬한 빛과 함께.

마을에 들어서니 기차 두 칸으로 되어 있는 오래된 중고 서점이 있다. 바랜 책들이 아릿한 향기를 발산해 서점은 고서적들로 향기롭다. 책이 풍기는 향내는 넉넉하게 나이든 학자의 분위기와 비슷하다. 고흐를 비롯한 우리들이 알고 있는 화집도 많이 쌓여 있다. 천천히 둘러보고 마을로 들어서면 고흐가 살았던 집이 보인다. 다락방은 그가 살았던 그대로이다. 비좁은 방 안에 정갈하니 침대와 책상과 의자가 전부이다. 아를르에서 그가 살던 집의 그림 속과 비슷하다. 단지 벽에 그림이 없다.

집을 나와서 계단을 따라 올라 가면 그 유명한 오베르 교회가 있다. 교회는 언덕 위에 있어서 우와즈강을 한 눈에 바라 볼 수 있다. 인상파 화가들이 자주 찾았던 북쪽의 우와즈 강가는 한가로이 흐른다. 그림을 통해서 친숙한 교회 안을 들어 가니 침묵이 맴돈다. 종교가 없는 나이지만 그를 위해서 촛불을 하나 키고 고통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기를 염원한다.

"나는 붉은 색과 녹색을 가지고 무서운 인간의 정열을 표현하려고 애쓴다" 는 그는 광기와 정열로 산 사람이다. 그의 지독한 가난은 그를 짖눌렀다. 동생 테오의 원조로 살아야 했던 그는 그래도 그림을 포기할 수 없었다. 불안정함과 고통과 비극의 삶을 살다가 갔지만 그는 시인이다. 자연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했다. 신경증과 간질병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자신의 인생이 실패했다고 끊임없이 고통스러워 했지만 그는 그의 정열을 그림 속에 쏟아 부었다. 귀를 자른 그의 자화상의 눈처럼 광기로 번득인 삶을 살았지만 그는 빛으로, 현란한 붓놀림으로 승화시켰다.

교회를 나와서 언덕 길을 오르니 그 유명한 그림 '까마귀가 있는 밀밭' 이 마치 복제화처럼 펼쳐져 있다. 이제 황금색으로 물들기 시작한 밀밭이 펼쳐져 그의 광기를 엿보게 한다. 그가 권총 자살을 했다는 밀밭 사이에 그 피와 같은 서양양귀비가 피어 있다. 심장을 까마귀 떼들이 파먹다 남은 흔적처럼 점점이 피어 있다. 스스로 권총으로 자신의 심장을 쏘고 돌아온 고흐는 이틀 동안 자신의 방에서 아파했다고 한다. 그 시간동안 그는 무엇을 보았을까?

그는 "인생의 고통이란 살아있는 그 자체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1890년 7월 28일 파리에서 달려온 테오가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두었다. 죄어오는 심장을 지그시 누르면서 묘지에 들어선다. 아이비로 덮인 묘지는 테오와 고흐가 나란히 누워 있다. 그의 평생 후원자이자 친구인 형제가 나른히 잠들어 있다. 안타깝게도 고흐가 죽은 지 6개월 후인 1891년 1월25일 형 고흐의 죽음 이후 건강이 갑자기 악화된 테오는 네덜란드의 우트레히트에서 33세의 젊은 나이에 숨을 거두었다.

화장된 유해는 형의 무덤 옆에 안치되어 지금 오베르 쉬흐 오와즈에 잠들어 있는 것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참 편안해 보이는 묘지이다. 나는 내 빈 손을 가만히 그의 비석 위에 올려 놓았다. 그는 따뜻하게 잡아 준다. 나는 천상병 시인처럼 속삭인다. "아름다운 세상, 이 세상 끝나는 날,, 아름다운 세상이었노라고.. 당신의 그림을 항상 가까이 볼 수 있기에."

이제 칠월이다. 고흐의 묘지에 해바라기 한 송이 얹어주고 그 밀밭 길을 한번 거닐어 보자. 고흐가 함께 해 줄 것이다.

  @ 조미진 @
입력 : 2005-07-03, 18:10 (GMT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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